음악리뷰/국내리뷰2011. 5. 18. 16:08

★★★★★

"인디나 언더그라운드 음악은 음악적으로는 완성도가 조금 떨어질 지 몰라도, 천편일률적인 대중가요 씬에서 찾아보기 힘든 창의성을 가지고 있다." 누군가가 내게 이렇게 말한다면, 나는 어반 자카파의 정규 1집 CD를 그의 얼굴에 던지며 그가 제시한 첫 번째 명제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스스로 깨닫도록 해 줄 것이다. 2009년 여름 등장하여 [커피를 마시고]로 잔잔하되 결코 작지는 않은 파장을 일으켰던 어반 자카파는, 이제 "한국에서만 듣기 아까운 팀"을 넘어서서 "한국에서만 들으면 안 되는 팀"의 수준에 도달했다. [01]에서 보여준 이들의 멜로디 메이킹과 편곡 실력은 월드 클래스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. 타이틀곡 "그날의 우리"는 "좋은 멜로디는 이제 모두 소진되었다"고 주장하는 몇몇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어퍼컷 한 방을 선사할 것이고, 90년대 R&B 발라드 느낌의 "이별을 건너다"와 어쿠스틱 R&B-팝 넘버인 "Always Be Mine"은 지금 당장 해외 팝 시장에 수출해도 될 만큼 한국에서 나오기 힘든 세련미 넘치는 편곡과 흠 잡을 데 없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. "Inevitability"의 편곡과 연주에 대해서는 그저 "들어보라" 외에는 해 줄 말이 없다. 지금까지 리뷰를 쓰면서 아무리 좋은 앨범을 만나도 인간미가 없다는 이유로 만점을 아꼈지만, 그런 궁색한 핑계를 대며 [01]에 만점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반인륜적 범죄 행위나 다름없는 고로, 만점이다.

추천곡:
그런거 없다. 닥치고 앨범 사서 다 들어봐라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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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hlighter